내년부터 서울에 들어서는 공공아파트는 내부 구조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구조로 지어진다.
서울시는 자유롭게 아파트 내부구조를 변경해 주택수명을 기존 20∼30년에서 100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형 공동주택’ 제도를 도입하기로 11월18일 발표했다.
이는 정부가 재건축 중심의 주택정책을 리모델링 위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지속가능형 공동주택이란 당초 만들어진 골조를 유지하면서도 건축물 골격은 유지하고 외장·내장·설비 등 각 세대별 안팎의 디자인을 쉽게 리모델링할 수 있도록 지어 100년 이상 존속 가능한 공동주택을 말한다.
◇내부 구조 변경 쉬운 라멘 구조방식 도입=‘지속가능형 구조’는 아파트 세대간 가변성이 용이하도록 기둥·보로 구성된 라멘(Rahmen, 기둥과 보로 건축구조(뼈대)를 지지하는 방식으로써 철근콘크리트 기둥구조, 철골구조) 등의 건축구조를 갖추고 기초 구조와 설비공간이 분리된다.
이렇게 되면 세대 내부의 리모델링이 쉽다. 이는 시가 현재의 고밀 고층 아파트 재건축 시점이 도래하는 20~30년 이후 도시정책에 맞게 건축물 구조 제도부터 개선하자는 뜻이기도 하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공동주택의 평균 수명은 20.5년으로서 단독주택은 32.1년마다, 아파트는 22.6년, 연립주택은 18.7년마다 재건축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장수명 공동주택 개념을 일찌감치 도입해 영국의 경우 공동주택 평균 수명이 141년에 달하고, 미국 103년, 프랑스 86년, 독일 79년에 이른다.
또 대부분의 국내 재건축 이유는 ‘구조적 수명’보다는 주로 주거환경불량과 수선비 등 경제적 이유, 미관 및 설비문제 등의 ‘설비 또는 사회적 수명’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주택정책기획단장은 “지속가능형 주택이 보급되면 100년에 이르는 철근콘크리트조의 구조적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용할 수 있어 평균수명이 채 30년도 안 돼 20~30년마다 부수고 다시 짓는 것을 반복해온 주택정책의 일대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 구조 제도 변경으로 ‘1석5조’ 효과 가능해=공동주택이 앞으로 ‘지속가능형 구조’로 전환해 나갈 경우 주택수명 연장은 물론 ▶자원절약 ▶온실가스 감축 ▶자연생태지반 확보 ▶다양한 주거양식 수용 ▶건축기술 국제경쟁력 강화 효과 등이 기대된다.
우선 정부는 자원절약에 관해서는 주택수명이 늘어나게 되면 재건축으로 인해 발생됐던 건설폐자재 등을 줄어들어 자원낭비와 환경오염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된다.
또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량의 43%가 주택 등 건축물에서 발생할 정도로 콘크리트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심각한 수준으로 2~3번 다시 짓는 재건축이 사라지면 CO2발생량을 상댱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생태지반 확보에도 큰 효과가 예상된다. 기둥이 기능별로 변경될 수 있는 형태로 지어지면 지하공간 활용성이 커져 현재 콘크리트가 차지하고 있는 면적이 줄고 친환경적 자연지반으로 확보하게 되면 단지 내 생태지반 비율이 늘어나는 등 친환경·저탄소 그린 정책을 적극 실천하는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가변성이 높아지면 다양한 주거양식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한번 지은 공간은 변형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지속가능형 구조 주택이 도입되면 가변형 공간계획이 가능해져 1·2인 가구 및 노령인구, 다문화가정 증가 등 변화하는 시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주거양식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국내 건축기술의 국제경쟁력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장에서 직접 짓는 습식 공법에서 탈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의 부품과 재료 등을 공장에서 제작하는 표준화·규격화하는 부품 건식화가 되면 건축 관련 산업이 발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온돌 등 우리 전통건축을 표준화해 세계시장에 내 놓을 수 있어 우리 건축기술의 국제경쟁력 강화에도 큰 계기가 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2010년 본격 적용, 용적률 10%완화 인센티브=이에 따라 서울시는 분양가격 상승·건설기술 문제 등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 실행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1단계로 2010년 1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심의가 통과되면 구조체와 공용 설비 공간 등 기술수준을 충족하는 주택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2012년 이후부터는 민간건설 등으로 확대해 모든 주택에 전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주태공사가 시행하는 아파트, 재개발 임대아파트 등 공공부문 아파트는 의무로 시행하고 민간부문 아파트는 인센티브 부여 등을 통해 시행을 권장할 예정이다.
현행 20%까지 운용하고 있는 허용 용적률 인센티브 항목에 ‘지속가능형 구조’ 항목을 추가해 10% 이내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해 민간부문 아파트의 시행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리모델링이 쉬운 주택 도입을 위한 법률적 기반은 건축법 및 동법 시행령에 이미 마련돼 있어 리모델링이 쉬운 공동주택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골조공사비 증가, 독립된 설비공간 확보 등 추가비용 발생에 따른 사업성 문제로 실제 적용사례가 거의 전무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시는 설명했다.
또 건축법 시행령은 ▶인접세대와 수직 및 수평으로 통합 및 분리 가능 ▶구조체와 설비, 내·외부 마감재료 분리 가능 ▶세대별 구획된 실의 크기변화 및 마감재·창호 등 교체 가능 등 ‘리모델링이 쉬운 구조’를 명시하고 있다.